열반(涅槃)이란 무엇인가?
열반(涅槃)이란 [스스로 일체의 근원(귀의처, 퀘 렌시아)이 된 존재방식]을 말한다.
불교적으로는 궁극적 안심입명처라고도 한다.
유여열반이란 그 존재방식을 의식으로 알아차리는(주시자) 존재방식은 남아있단 것이며 무여열반이란 그것을 인식하든 말든 상관없이 이미 그 자리로 있다는 말이다.
스스로의 귀의처가 된다면 선정이나 삼매나 그런 상태에 들어가 있을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한 상태라는 것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존재는 이미 존재함으로서 완전하지 수행을 하거나 선정에 들어있거나 삼매를 유지하는 어떤 유위(有爲)의 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 즉 더 이상 아무런 조처나 행위가 필요 없다.
그렇다고 무위(無爲)에만 치우쳐있단 말도 아니다.
유무 위가 다 자기 안에서 일어나고 인식되는 상태에 불과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 존재는 이미 그 상태대로 완전하고 더 이상 무슨 수행으로 어찌할 대상도 아니다.
그러므로 열반은 결국 우리가 존 재그 자체로 존재하는 본래의 존재방식인 것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열반의 상태란 [의식할 수 있는 허공]의 존재방식과 같다.
의식을 가진 무변 허공인 하늘은 자기 안에 수많은 오온(五蘊)의 구름이 생멸하지만(제법무상) 그것이 다 잠시 인연따라 그럴뿐임을 항상 지켜보는 초월적 존재이다.
그는 절대로 자기를 자기안에 일어난 일시적 구름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것을 초월해 있지만 모든 것을 다 품고 보고 있으며 관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는 설사 의식을 닫고 무의식 상태(꿈도 없는 숙면 상태)로 존재하여도 항상 근원의 존재 상태이므로 의식이 있거나 없거나 그 중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러한 존재방식이 바로 열반(니르바나) 상태이다.
열반에 들면 항성 불교의 삼법인(三法印)을 여실하게 보고 자각하게 된다.
즉 모든 것은 무상하며(제행무상) 변하지 않는 실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개 아로서의 나란 것도 없다(제법무아). 그런데 묘하게도 이를 통하여 지극한 법열과 초월 상태 속에 들어있게 된다(상락아정). 무엇이 스스로 존재하고 있음을 어떻게 아는가?
대상에 사로잡히지 않는 순수 광활하며 심원 무한한 의식이 스스로 안다.(정신체) 그러면서 정신체로서의 스스로의 배후에 존재 자체(원인체)와 그것을 있게 하는 초지 성적인 존재로서의 무엇이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서 실재하고 있음(근원체)을 통찰 자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오랜 수행을 거쳐 증득하여야 할 지난한 경지가 절대 아니다.
이것은 그냥 우리의 가장 근원적인 존재방식으로 돌아갈 때 드러나는 것 그대로이다.
즉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가장 밑뿌리적인 존재방식은 이미 열반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존재방식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깨달음을 얻는 것이며 진아(眞我) 자리에 합체했다는 말이며 존재의 궁극적 존재방식인 열반을 자각 회복하여 그 자리에 귀의했다는 말이다.
고로 열반에 항상 들어있는 자는 의식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항상 스스로 안다.
자기가 존재의 가장 궁극적 존재방식에 닿아있음을. 그리하여 아무런 조건이나 수행함 없이 스스로 일체를 창조해내는 존재임을 자각하며 존재 자체로 누리는 가장 심원한 차원의 충만 무한한 기쁨과 지복, 평화와 초월적 지혜를 빛과 에너지로서 뿜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열반이란 죽어서 가는 곳을 말하는 게 아니다.
또 애매하게 무아 상태를 말하는 관념적인 것도 아니다.
열반이란 곧 진아를 회복한 존재방식을 말함이며 궁극적 안심입명처 그 자체인 것이다.
그것은 이미 우리 안에 들어있으며 우리가 나온 곳이며 돌아갈 최상의 천국인 것이다.